어느 새인가 비는 피하는 것이 되어 버리고 어느 때부터인가는
미리 우산을 들고 비를 준비하는 삶이 되어 버렸다.
자연이 준 선물중에 으뜸인 것이 비라는 사실을 잊어 버리고
그저 몸을 젖게하고 귀찮고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으로 차츰 마음에
자리를 잡게 하며 살고 있다.
어릴 때 언젠가로 돌아가 생각해 보니
그 모습은 비를 기다리고 만나고 즐거워 하던 날이 대부분이었다.
세찬 비든 가랑비든 가리지 않고 물이 불면 그 물에 신을 띄우고
따라 달리거나,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감촉에 즐거워하며 깔깔대거나,
빗방울 끝을 따라 고개를 떨구던 꽃잎의 분주한 움직임에 따라하던 고개짓...
아주 가끔 그 어린 시절 만나던 비를 만날 때가 있다
피하는 비가 아닌 만나는 비로 그 시간을 마주하는 날은 참으로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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